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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노천명)

이애영 집사 1 277

솔밭 사이로 솔밭 사이로 걸어 들어 가자면,

불빛이 흘러 나오는 고가가 보였다,

 

거기~

벌레 우는 가을이 있었다.

벌밭에 눈 덮인 달밤도 있었다.

 

흰 나리꽃이 향을 토하는 저녁

손길이 흰 사람들은

꽃술을 따 문 병풍의

사슴을 이야기했다.

 

솔밭 사이로 솔밭 사이로 걸어 들어 가자면

지금도 전설처럼

고가엔 불빛이 보이련만

 

숱한 이야기들이 생각 날 까봐

몸을 소스라침은

비둘기같이 순한 마음에서....


 

Comments

이애영 집사
1912년에 태어나 1957년에 돌아 가신 노천명 시인의 글을 읽으면
시인의 고운 모습을 본 듯 마음에 그려집니다.

시의 내용엔 가을이 짙게 들어 있는데 화사한 봄날에 읽어도
마음은 고요해지고 평안이 느껴 집니다.
고요함이 짙은 글을 읽으며
개인의 감정인 고독과 슬픔을 부드럽게 표현한 소박한 시인의 마음을 공감하여,
주체하지 못한 감격으로 시를 읽으며 소란한 세상을 잊어 봅니다.

솔밭길을 걸어 가며,
푸른 하늘을 바라 보며,
자연을 벗삼아 깊은 산골을 즐겨 노래하시던 시인의 마음을 읽으며,
피할수 없는 소란한 우리의 삶을 잊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