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빛상담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대화

하재성목사 0 1,282

한 번은 수원역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 기사님은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몸집이 작고 주름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타자마자 택시 기사님은 보고 있던 신문을 저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서울시 교육감 몇 억 하는 기사였습니다. 그리고는 몹시 화를 내고 거친 말을 쏟아 내었습니다.

“이런 인간들은 다 죽여 버려야 돼!”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잠시 후 신호등에서 사람들이 보행자 신호를 받아 건너고 있었습니다. 일부는 급히 건너느라 멀리서 뛰어와서 택시 앞을 가로질러 건넜습니다.

“이것들을 확 갈아버릴까 보다.”

이어지는 말들은 더욱 가관이었습니다.

“박** 시대처럼 몽둥이로 사람을 다스려야 돼요! 누구 말대로 한국 사람들은 때려서 바로 잡아야 돼요. 안 그러면 정신을 못 차려요!”

“이 땅에서 90%의 인간들은 다 쓸모없는 인간들이야!”

“나쁜 인간들은 대**를 다 깨 부숴버려야 돼!”

“여자들이 운전하고 나오는데, 어떤 때는 화가 나서 확 받아버리고 몇 년 살다가 나올 생각도 해요. 나와서 그런 인간을 제가 가만히 두겠어요?”

뒤에 앉아 있는 승객이 어떤 느낌일지도 모르고 혼자 욕설과 난폭운전을 했습니다.

약 20분이 지나서, 목적지에 도달할 때 즈음이었습니다.

저의 목적지가 도시개발 중인 지역이어서 도로가 포장되지 않았습니다.

더운 낮에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덜컹거리며 가야 했습니다. 운전하기 불편한 곳이었지요.

그런데 기사님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나왔습니다.

“저는 이런 비포장도로가 좋습니다. 어릴 때의 신작로가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농담이지만^^ 그 기사님이 누구와 함께 있었느냐가 중요합니다.

상담하는 목사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 (약간의 자랑 내지 자부심을 용서하세요^^).

그 분이 운전하다 화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말이 되는 장면에서 저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습니다. “그럴 때 화가 많이 나시겠어요! 운전하시기 힘드시죠?”

하지만 거친 말을 할 때는 부드럽게 응답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러시면 되겠습니까?”

TV에서 15살 아들에게 예수의 영이 임했다는 어느 가짜 교회 이야기를 하면서 화를 냈습니다. 그 때 저는 덩달아 화를 냈습니다. “그런 가짜가 있습니까? 그런 사람들 때문에 교회가 욕을 먹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프로그램을 보고 기사님은 카톨릭 교회를 다니는 아내에게 호통을 쳤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말에 못 이겨 자신의 교회 기물들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겼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하셔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얼마 후에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도록 해 주었어요.”

“아이구, 너무 잘 하셨습니다.”

잠시 후 친구분으로부터 기사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낮 12시인데 막거리를 함께 마시자는 전화였습니다.

“친구분이 힘든 일이 있으신가요? 대낮에 술을 찾으시는 것 보면 그러신 것 같네요.”

“말도 마세요. 그 친구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고 이런 저런 일로 어려우니까 자꾸 술을 찾네요. 운전하니까 그렇게 하지 말라는데도 말도 듣지 않아요!”

“신경 많이 쓰이시겠어요. 그리고 그 친구분에게 기사님 같은 친구분이 꼭 있어야 하겠어요! 곁에 있어서 이야기도 들어주고, 또 중요할 때 좋은 이야기도 해 주셔야 하니까요.”

그런 후, 곧장 비포장도로로 들어섰습니다.

그 분에게 비포장도로는 욕설이 쏟아지는 현장이 아니라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현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의 대화로 사람이 변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렇게 빠르게, 그리고 그렇게 극적으로 언어가 달라지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공감의 말, 칭찬의 말, 따뜻한 격려의 말은 거친 야생의 영혼을 따뜻한 추억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가족에게, 친구에게, 자녀들에게,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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